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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기억할게. 반드시 기억할게..."

 

 

아아 젠장, 월요일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월요일에 반대합니다.

한숨만 나오는 월요일이구만.

망할 월요일.

월요일이다. 절망이다.

왜 오늘은 월요일인가요?

내 주말은 어디로 갔지?

월요일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러게, 어차피 월요일은 다들 싫어하잖아.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움과 짜증과 분노로 가득찬, 월요일을, 자신을 저주하는 인간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온갖 부정적인 감정으로 똘똘 뭉친 질척질척한 저주들이 발목에 그 날카로운 손톱을 걸더니 스멀스멀 다리를 타고 올라가 전신에 달라붙었다. 온몸을 덮치는 소름끼치는 감각에 등골이 서늘해졌고, 몸을 꽉 조이며 아래를 향해 끌어당기는 무게감이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순간 발 밑이 훅 꺼지며 한없이 밑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주위의 어둠에 금이 가며 부서지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눈이 시리도록 밝은 빛이 새어들어왔다. 서서히, 서서히 눈꺼풀이 들어올려졌다. 여전히 잠에 취해 살짝 풀려있는 노란 눈동자가 드러났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흠뻑 젖어있는 눈가를 비비며 먼은 한숨을 쉬었다. 월요일, 자신의 날이었다.

 

언제나와 같은 일주일이었다. 월요일을 원망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짓눌리다 못해 월요병으로 축 늘어져 있다보니 어느새 하루가 지나있는, 언제나와 같은 월요일이었다. 해야 할 일을 미룬 것 때문에 투스에게 시달리다가 결국 신작 요리의 실험대가 되어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덩어리를 한 입 먹자마자 기절해버린, 언제나와 같은 화요일이었다. 웬즈와 나란히 TV 앞에 앉아 전부터 보고 싶었던 토끼 특집 다큐멘터리를 보며 달떡을 야금야금 집어먹고 음료수를 홀짝거리는, 언제나와 같은 수요일이었다. 덜스가 열심히 농사를 지어온 야채밭이 수확시기가 되어 잠결에 끌려나가 도와준 뒤 저녁 식탁에 올라온 그 야채들을 우물거리는, 언제나와 같은 목요일이었다. 비너스님에게 배운 연애 기술을 전수해주겠다며 자신만만한 프라이와 둘이서 문제의 연애 기술을 시험해보다가 우연히 그 모습을 본 선에게 하루종일 해명을 하느라 바쁜, 언제나와 같은 금요일이었다. 오랜만에 다같이 술을 마셨다가 다른 친구들은 전부 곯아떨어지고 이런저런 이유로 서로 미묘하게 서먹한 세럴과 둘만이 멀쩡한 정신으로 술자리를 정리하는, 언제나와 같은 토요일이었다. 그리고, 그리고 간신히 말을 꺼낸 데이트 신청을 선이 받아들여주어서 날아갈 듯한 기분으로 옷을 차려입고 꽃다발을 든 채 약속 장소에서 몇 시간 전부터 기다리다가 솔라님에게 붙잡혀 오지 못하게 되었다는 선의 전화를 받고 어색하게 웃어주며 끝난, 곧 다가올 월요일에 진저리를 치는 인간들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귀를 찌르는, 언제나와 같은 일요일이었다. 그래, 언제나와 같은 일주일이었다.

 

 

 

 

 

"어라, 여긴 어디지?"

 

먼은 멍한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둡고 어둡지만 그렇다고 마냥 새카만 색은 아닌, 짙은 남빛과 이어지는 보라빛과 섞여드는 붉은빛이 검은색과 한데 어우러져 끝없이 펼쳐져있는 아득한 공간에, 그는 홀로 서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떠있었다. 바닥이 없는 공간을 떠다니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먼은 곧 깨달았다. 아아 그렇구나. 그곳이구나. 어릴 적 루나님이 자신을 혼자 두고 달떡을 팔러갔을 때, 루나님을 닮은 토끼 인형을 품에 꼭 안고 얌전히 루나님을 기다리며 바라보았던 그곳이구나. 친구들과, 루나님과, 어스님과 모두와 함께 지구에서 올려다보던,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이 촘촘이 박혀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던 묵빛 베일과도 같은 우주구나. 그런데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거지?

 

"준비는 끝났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먼의 귀에 나직하게 가라앉은 청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딘가 많이 들어본 듯 익숙하게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먼은 홀린 듯이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향해 나아갔다. 어두운 탓에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사람의 형체를 한 이들이 여럿 모여있었다. 분명 모습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먼은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아니, 알고 있었다. 먼은 숨을 죽이고 친구들을 지켜보았다.

 

"그래... 그런데... 요람은 어쩌지?"

 

살짝 허스키하게 느껴지는 여성의 목소리가 이어서 울렸다. 아, 투스다. 마르스님이 사라지고 그 뒤를 이어받아 화성의 주인이 된 투스. 아니, 이젠 '마르스'라고 불러야겠지. 마르스님과 항상 투닥거리며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지만 그가 사라진 뒤 홀로 화성에 남아 입술을 짓씹으며 갈 곳 없는 분노를 참아내던 그녀를 기억한다. 결국 찢어져버린 입술에서 방울방울 흘러내리던 눈물과도 같은 붉은 핏방울을 기억한다.

 

"이제 더이상 쓸모없어."

 

말의 내용과는 달리 평온하기 짝이 없는 여유로운 남성의 목소리가 대답했다. 세럴이구나. 새턴님이 사라지고 그 뒤를 이어받아 토성의 새로운 주인이 된 '새턴'. 새턴님이 유치한 장난을 걸어올 때마다 한숨을 쉬곤 했지만 그래도 사이가 정말 좋았지. 새턴님이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던 고리만을 남기고 사라진 뒤 혼자 있을 때면 조용히 머리의 고리를 매만지던 그를 기억한다.

 

"불필요는 최대한 배제해야 해."

 

서늘하게 얼어붙어 있는 남자의 목소리가 덧붙여졌다. 언제나 장난기가 가득하고 활발하던 목소리와는 달랐지만 프라이였다. 비너스님이 사라지고 그 뒤를 이어받아 금성의 새로운 주인이 된 '비너스'. 다른 이들과 비교해보아도 유난히 어머니인 비너스님과 사이가 각별했지. 비너스님이 사라지기 전에도, 사라지는 바로 그 순간에도, 그리고 사라지고 나서 한참이 지난 후에도 그녀를 놓지 못하고 금빛으로 화려하게 반짝이는 눈물을 쏟아내던 그를 기억한다.

 

"작별을 고하도록 하죠."

 

무겁게 가라앉은 청년의 목소리가 느리게 울려퍼졌다. 덜스구나. 주피터님이 사라지고 그 뒤를 이어받아 목성의 새로운 주인이 된 '주피터'. '비너스'와는 반대로 다른 이들보다 훨씬 아버지인 주피터님과 사이가 좋지 않았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줄 몰랐던 주피터님이 괴롭힌 탓이었지만 그래도 주피터님의 마음을 알게 된 후에는 사이가 꽤 괜찮아졌고. 하지만 그 때문일까. 주피터님이 사라지시며 남기고 간 고리와 망토를 두른 채 말없이 망토자락만을 양손으로 꽉 움켜쥐던 그를 기억한다.

 

"긴장되는걸..."

 

가늘면서도 성숙해가는 티가 나는, 소녀와 여인의 중간선상에 맴도는 목소리가 들렸다. 웬즈다. 머큐리님이 사라지고 그 뒤를 이어받아 수성의 새로운 주인이 된 '머큐리'. 머큐리님이 유아체로 고정시켜놓는 바람에 자신들과는 달리 어린 소녀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던 그녀는 머큐리님이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성장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자라기 시작하는 몸을 내려다보며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던 그녀를 기억한다.

 

"붕괴되기 전에 서둘러야겠어."

 

약간 톤이 높은 성숙한 여인의 목소리가 다급한 기색을 띠었다. 아아, 선, 나의 태양. 솔라님이 사라지고 그 뒤를 이어받아 태양의 새로운 주인이자 우리의 왕이 된 '솔라'. 딸바보라는 말이 완벽하게 어울리던 솔라님이 가끔 너무 달라붙을 때는 짜증을 내기도 했지만 정말 사이가 좋은 부녀였지. 적색 거성이 되고 백색 왜성이 되어 점점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주변을 전부 집어삼키는 솔라님을 보며 그 아름다운 눈에서 햇살 같은 눈물방울들을 떨어뜨리던 그녀를 기억한다.

 

"...가자. 떨어지지 마. 서로를 챙겨줘."

 

처음에 들렸던 나직한 청년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울렸다. 그래, 이제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는 '나'다. 루나님이 사라지고 그 뒤를 이어받아 달의 새로운 주인이 된 '문'이다. 루나님이, 사랑하고 사랑하는 어머니가 사라질 때 그녀의 이름을 부르짖으며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던 것을 기억한다.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카락 밑으로 회색으로 짙게 물들어버린 뺨을 적시던, 달빛과도 같이 노오랗게 빛나던 눈물방울들의 짜디짠 맛을 기억한다.

 

"중요한 건 우리들뿐."

 

길어진 팔로 모두를 감싸안으며 처절히도 깨달아버린 한 마디를 내뱉는 입술이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똑같은 미소가 모두의 얼굴로 번져갔다. 부모를 잃고 남겨진 아이들에게는 오직 서로밖에 남은 것이 없었다. 그 웃음이 금방이라도 깨져버릴 것처럼 아슬아슬해서 먼은 저도 모르게 그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문득 그 너머로 흐릿한 형체가 하나 보였다. 망가질대로 망가지고 부서질대로 부서져 결국 모두에게 버림받은, 자신들의 부모 대신 자신들을 길러주고 품어주었던 이가 그곳에 쓰러져 있었다. 한때 생명을 품은 별이라 칭송받았던, 귀하디 귀한 골디락스였던 이가 홀로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스님..."

 

노란 눈동자가 어둡게 가라앉았다. 인간도, 동물도, 식물도, 푸른 별을 가득 채우고 있던 자신의 아이들을 모두 떠나보내고 오염으로 망가진 지구에 혼자 남아있던 그의 처량한 뒷모습이 떠올랐다. 계승이 끝난 직후, 혼란과 슬픔과 분노가 뒤섞여 제정신이 아니었던 자신들을 다독여주던 그의 슬픈 미소가 떠올랐다. 이미 모든 생명이 사라지고 황폐한 죽음의 별이 되어버렸는데도 골디락스의 저주에 얽매여서 자신의 집, 아니 차라리 감옥이라고 불러야 할 지구를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스럽게 오염물을 토해내며 죽어가던 그가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먼이 어스를 향해 다가가려 한걸음 내딛는 것과 동시에 주위가 물결치듯 흔들리며 TV 채널을 돌리는 것처럼 장면이 눈깜짝할 사이에 전환되었다.

 

 

 

지옥이었다. 적어도 자신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광경이었다. 모두가, 모두가 죽어가고 있었다. 자신들은 어렸다. 부모의 핵을 계승받아 행성의 주인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기는 했지만 자신들은 여전히 지독히도 약하고, 지독히도 어리고, 지독히도 미성숙했다. 무너져가는 태양계를 버리고 다른 은하계로 이주하여 아직 제대로 된 별조차 가지고 있지 못했다. 그래도 서로 힘을 합쳐 새로운 집이 될 별을 만들어가며 서서히 부모를 잃은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드디어 일어나서 걸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끝났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하이얀 두건과 함께 모든 것이 끝나버렸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 옛날, 모두와 함께 하던 그리운 과거에 종종 어스님을 찾아오던 이가 하나 있었다. 연한 푸른빛 눈동자가 그려진 새하얀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던 장신의 사내. 두건 위의 눈동자는 호선을 그리며 웃고 있었지만 왠지 모를 꺼림칙한 느낌에 볼 때마다 등줄기에 소름이 돋던 자였다. 대체 누구인지 궁금하여 어스님에게 물어보니 그저 어색한 미소와 함께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다는 대답이 돌아왔고, 부모에게 물어보니 살짝 찌푸려진 표정과 함께 위험한 자들이니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가 돌아왔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 그는 그가 아니라 그들이었다. 하나가 아니라 집단이었다. 오직 이윤만을 추구하며 그를 위해서라면 다른 모든 것을 짓밟을 수 있는 잔혹한 상인들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 발에 짓밟히고 있는 것은 바로 자신들이었다.

 

싱글벙글 웃고 있는 푸른빛의 눈동자가 조곤조곤 말을 걸어왔다. 계승 전부터 자신들을 눈여겨보고 있었다고 했다. 태양계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은 희귀하기 짝이 없는 골디락스인 어스님을 발견했기 때문이었지만 그곳에서 발견한 자신들에게도 역시 흥미가 있었다고 했다. 원래 행성인들에게 후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상식을 깨부수고 엄연히 후계자로서 길러지고 있었던 자신들은 골디락스만큼이나 희귀한 존재라고 했다. 참으로 값비싼 상품이라고 했다. 나긋나긋한 말투와는 달리 그 손에는 형형색색의 피가 뚝뚝 떨어지는 영롱한 빛의 핵들이 쥐어져 있었다. 친구들의 핵이었다. 가슴이 파헤쳐져 핵을 빼앗기고 반송장이 된 육체마저 상품이라며 끌려가버린 친구들의 핵이었다. 갈기갈기 찢긴 몸은 지독히도 느리게 재생하고 있어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곧 상인의 푸른 손이 가슴을 꿰뚫고 이리저리 뒤적이며 핵을 찾았다. 몸 안이 마구잡이로 헤집어지며 노란 피가 왈칵 쏟아졌다. 상인의 손에 들린 핵들을 노려보던 노란 눈이 고통에 겨워 흐려졌다.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었지만 그럴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드디어 핵을 찾아낸 상인이 가슴팍에서 노랗게 빛나는 핵을 뽑아내는 것과 동시에 만신창이가 된 몸이 크게 한 번 펄떡이더니 그대로 잘게 경련했다. 초점이 풀린 노란 눈동자가 느리게 눈꺼풀 밑으로 사라졌다. 푸른 눈동자가 마지막으로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친구들과 함께일테니 외롭지는 않을 겁니다 ^^

 

 

먼은 지켜보고 있었다. 모두가 하나씩 하나씩 차례대로 죽어가는 지옥 같은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자기 자신의 핵이 뽑히는 것을 마지막으로 완벽한 어둠이 찾아왔다. 그 어둠 속에서 먼은 조용히 자신이 본 것을 곱씹고 있었다. 끝없이 밀려드는 하얀 파도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고 만 친구들의 뒷모습을, 어둠에 잠기기 전 마지막으로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던 흐릿한 노란색 눈동자를, 입술을 소리 없이 뻐끔거리며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전하려던 그의 입모양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는 분명히 기억하라고 말했다. 아니 그것은 소리 없는 절규였다. 통곡이었다. 애원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온 지독히도 부조리한 파멸에 대한 원망이었다. 뺨이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상인의 손에 뽑혀나간 핵처럼 노란 달빛을 담은 눈물방울들이 처진 눈꼬리를 타고 흘러내려 뺨을 적시고 떨어져내렸다. 먼은 어둠 속에서 홀로 노란 울음을 터뜨렸다.

 

"기억할게. 기억할게. 반드시 기억할게. 그러니까...."

 

 

 

 

 

월요일 아침이 존나게 밝았습니다.

저 월요일 지뢰라서요. 언급하지 말아주세요.

우울해. 월요일 같아. 아 참 월요일이지...

월요일 망해라.

월요일이야. 자살하고 싶다.

미친 벌써 월요일이야?

사라진 주말을 찾습니다.

월요일 죽었으면 좋겠다.

그러게, 어차피 월요일은 다들 싫어하잖아.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움과 짜증과 분노로 가득찬, 월요일을, 자신을 저주하는 인간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온갖 부정적인 감정으로 똘똘 뭉친 질척질척한 저주들이 발목에 그 날카로운 손톱을 걸더니 스멀스멀 다리를 타고 올라가 전신에 달라붙었다. 온몸을 덮치는 소름끼치는 감각에 등골이 서늘해졌고, 몸을 꽉 조이며 아래를 향해 끌어당기는 무게감이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순간 발 밑이 훅 꺼지며 한없이 밑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주위의 어둠에 금이 가며 부서지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눈이 시리도록 밝은 빛이 새어들어왔다. 서서히, 서서히 눈꺼풀이 들어올려졌다. 여전히 잠에 취해 살짝 풀려있는 노란 눈동자가 드러났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흠뻑 젖어있는 눈가를 비비며 먼은 한숨을 쉬었다. 월요일, 자신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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