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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햐

 

기억하겠습니다.

 

저를 지켜주던 당신도...

저를 보듬던 당신도,

또한 저를 타박하던 당신까지도 저는 전부 기억 할 것입니다.

 

이제는 온기조차 느껴지지 않는 당신에게 저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요.

당신이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 소리치기도 했던 제가 이런 모습이라니, 금방이라도 당신이 일어나 저의 머리를 꾹 누르며 잔소리를 할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곧 그 모습을 지워 버리시겠죠.

 

사실은 늘 덮고 다니던 그 망토가 저를 위한 것 이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감사하다는 말 하나를 전하는 것이 부끄러워 늘 그것을 놀리기만 했어요...

 

지금은, 지금만은 당신께 그런 말을 건낼 수 있는데...당신은 왜 그리 누워계시는 거죠?

 

어째서 당신은 저를 이렇게 만드신겁니까, 예?

약해도 좋으니 아무것도 알지 못해도 좋으니 저는 그저 당신과 함께 살아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그것이 그리도 어려운 것이었나 봅니다.

당신은 어찌하여 제 손에 이렇게 당신의 피를 묻히게 하시는건가요.

 

끝까지 저에게 남겨주던 말이 미안하다는 말이라니...그건 반칙입니다. 반칙이라구요..

저는 하지 못했던 말을 왜 당신은 마지막에야 건내십니까

 

제 손에 이렇게 피를 묻히고 제가 당신을 용서하길 바란겁니까?정말 그런 것이라면 어서 일어나세요. 저는 당신을 용서하지 않았으니 눈을 뜨셔야죠. 눈을 떠서, 용서의 말을 듣고 저와 함께 당신이 좋아하는 달달한 디저트를 먹어요. 그 달달한 것을 입에 담으시면서도 늘 뚱한 표정을 지으셨지만 저는 그것이 좋았어요. 투박하게 건내는 애정도 서툰 사랑도... 당신도 저도 그것을 입 밖에 낸 적은 없지만 서로가 알고 있었잖아요. 그 서툴고 투박한 모든 행동들이 서로의 표현 방식이었다는 것을

 

언젠가, 그 이상한 망토를 벗고는 제게 물었죠?

이제는 당신이 무섭지 않냐고. 그 때는 그저 제가 당신을 무서워 할 것 같냐 오기를 부렸지만 실은 그저 좋았어요. 당신이 좋았습니다. 까칠한 제 대답에도 픽 웃으며 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는 그 큰 손이 많이 컸다 말하는 그 목소리가 저는 너무도 좋았습니다.

 

당신은 그걸 알고 있었을까요?

 

아마, 알고 계셨겠죠. 모든 것에 무관심한 듯 하면서도 당신은 저를 무척이나 아껴주셨으니 하지만 이제는 확실히 느끼게 해드리겠습니다.

 

“고마워요,미안합니다, 그리고 사랑해요”

 

당신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언제고 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주피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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