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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유엘

기억할게, 너의 모든 것들을

추억할게, 너와의 모든 것들

내가 죽는 순간까지도★

 

 

"새턴,"

 

침묵을 먼저 깬 것은 목성의 주인이었다. 외부에서의 침입도 없는지 조용한 솔라 시스템, 그 중에서도 목성에 나란히 앉아있던 주피터와 새턴. 주피터의 목소리가 공허한 우주로 퍼져나가자 새턴이 그를 쳐다봤다.

 

"야 새턴,"

"...★"

"대답 안하냐."

"왜 주피터★"

"그냥 불러봤다."

"뭐야★"

 

그러고는 어디서 가져온건지 모를 도넛을 꺼내 우물거리는 새턴. 그에 피식 웃다 이내 새턴을 빤히 바라보는 주피터에 오히려 당황한 새턴이었다.

 

"...주피터★"

"왜 부르냐."

"하나 줄까?★"

"필요 없다."

"먹고 싶으면 말해도 되는데★"

"그런 거 아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쳐다봐★"

"...그냥."

"뭐만하면 그냥이래★"

"네가 도넛을 언제부터 좋아했더라..."

"글쎄..꽤 오래 전부터 좋아했지, 아마 처음 먹었을 때부터?★"

"그러고 보니 기억나네, 도넛 뺏어갔다고 울던 거."

"..무슨 얘길...★"

"네 녀석 엄청 울었던 거 기억 안 나냐. 결국 내가 사줬잖아."

"조용히 해...★"

"그때 되게 찌질했는데. 구석에서 울어대고 도망만 다니고..."

"나 갈래★"

"...삐졌냐?"

"...아니★"

"삐진 거 맞네. 앉아라."

"싫은데★"

"명령이다. 앉아."

 

과거 들먹이는 게 싫어 일어났건만 이제는 명령이라니. 자신의 팔을 잡아 앉히는 주피터에 새턴은 도로 앉아 입을 삐죽였다.

 

"쳇...주피터 나빴어★"

"마음대로 해라."

"바보 주피터, 멍청한 주피터, 만날 제멋대로만 하는 주피터★"

"그때 했던 말 기억하냐."

"무슨...?★"

"기억한다고 했잖아, 죽는 순간까지도."

"그걸...기억하고 있었어?★"

"당연한 거 아니냐. 그때...그래 그때. 내 손 잡고 말했잖냐."

"...★"

"울면서 내 손을 만지작거리다가 날 올려다보면서 환히 웃었지, 아마 그때부터였을 거다..."

 

주피터의 말을 끝으로 정적이 흘렀다. 조용히 돌아가는 솔라 시스템을 바라보던 중 이 정적을 깨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새턴이 입을 열었다.

 

"정말 괜찮은 거야?★"

"무슨 얘기냐."

"어 그..항성 되고 싶어 했잖아★"

"이미 끝난 일이다. 그저 어렸던 시절의 치기였을 뿐이야."

"하지만...★"

"이젠 그딴 거 신경 쓸 필요 없어."

"그딴 거라니, 그래도 네 꿈이었는데★"

 

말을 마치고 고개를 돌려 태양을 바라보았다. 붉게도 타오르는, 당신 때문에 그의 꿈...나의 소원이...

 

"꿈...그래."

 

갑자기 고개가 돌아가고 주피터가 보였다. 자신의 뒷머리를 잡은채로 자신을 응시하고있는 주피터에 새턴이 눈을 굴리자 그가 웃으며 말했다.

 

"이제 그런 건 상관없다. 너만 괜찮으면 돼."

"괜찮은 거 맞지...?★"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순간 표정이 살짝 굳는 주피터를 보고는 내가 말을 잘못한 건가 생각한 새턴이 시선을 피하자, 이마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

 

"주, 주피터...?★"

"괜찮다고, 몇 번을 말하게 할 거냐."

"갑자기...이게...★"

"뭐 어때, 입술에다가 해주리?"

"아 아니...★"

 

기분 좋다고...어?★

무심코 내뱉은 말에 놀란 새턴이 입을 틀어막자 주피터가 손을 붙잡아 떼어내고는 입술을 새턴의 입술에 갖다 대었다. 한참을 그대로 있다 입술이 떨어지자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새턴에 주피터가 입을 열었다.

 

"네 녀석은 어릴 때랑 변한 게 하나도 없냐. 뭐...나쁘진 않네."

 

 

기억한다, 너의 모든 것들을,

네가 말한 것들, 나를 도와주려고 애쓰던 모습들,

...나도. 너만 있으면 돼.

gin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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